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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부동산 톡톡]코로나로 최악의 성적표 받아 든 일본 연기금, 부동산 투자 확대할까

해외주식 손실 -22%, 국내주식 손실 -18%

2008년 이후 최악의 실적

자산 배분 전략 수정 필요성 제기

몇 년 전부터 대체투자 시작했지만 1%도 채 안돼

6년 동안 대체투자 비중 그대로인 보수적인 일본 연기금

코로나19 이후 전략에 변화 있을지 주목

GPIF가 투자한 일본 물류센터 /사진=GPIF 홈페이지




세계 최대의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가 지난 1~3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습니다. GPIF는 지난 1~3월에 1,710억엔의 손실(-11%)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수익률 비교가 가능한 2008년 이후 최악의 실적입니다. GPIF의 총 자산 규모는 150조 6,300억엔으로 줄었습니다.

GPIF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해외 주식 투자가 가장 부진했고, 일본 국내 주식이 두 번째로 안 좋았습니다. 전체 자산에서 각각 약 25%를 차지하는 해외 주식의 수익률은 -22%, 국내 주식은 -18%에 그쳤습니다. 또 전체 자산의 약 35%를 차지하는 국내 채권의 수익률은 -0.5%를 기록했으며, 약 15%를 차지하는 해외 채권만 유일하게 수익(0.5%)을 냈습니다. 4~6월에 GPIF는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 세계 증시가 3월 저점을 찍은 후 4~6월에 어느 정도 회복됐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PIF가 전체적인 자산 배분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오키 후지와라 신킨자산관리 펀드 매니저는 “장기적으로 주식과 채권에 편중된 자산 배분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GPIF도 그간 자산 배분 전략을 꾸준히 다변화 시켜왔습니다. 참고로 GPIF는 2013 회계연도까지만 하더라도 채권 투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습니다. 당시 일본 국내 채권 비중이 55.43%, 해외 채권 비중이 11.06%로 전체 운용 자산에서 채권 비중이 약 67%에 달했습니다. 주식은 국내와 해외를 합쳐 약 32%였습니다. 하지만 2014년 GPIF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수익률 제고를 위해 주식 투자 비중을 높여 지금은 주식과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절반 정도입니다.

일본 연기금 GPIF의 자산 배분(2019년 3월말 기준) /자료=GPIF 홈페이지


GPIF의 국가별 투자 비중 /자료=GPIF 홈페이지


여기에 몇 년 전부터는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자산이 아닌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PE) 등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GPIF는 전체 자산 중 약 5%를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에 배분하겠다고 밝혔는데 GPIF의 자산운용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전 세계 부동산 투자 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몰고 올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부동산의 경우 지난 2017년 4월 운용사 선정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안정적인 수익(stable income)을 추구하는 우량한 자산(core)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일본을 포함해 미국·영국 등 선진국을 투자 지역으로 정했습니다. GPIF는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을 국내 부동산 투자 파트너로 선정해 2017년 12월부터 투자를 시작했으며, 글로벌 파트너로는 CBRE GI를 선정해 2018년 9월부터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GPIF의 대체투자는 생각만큼 빠르게 늘지 않았습니다. 2019년 3월말 기준 GPIF의 부동산 투자 규모는 1,249억엔입니다. 부동산과 인프라, PE등을 모두 합친 투자 규모는 4,327억엔입니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0.27%에 불과합니다. GPIF가 이처럼 대체투자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돌 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보수적인 성향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GPIF의 대체투자 증가 추이 /자료=GPIF 홈페이지


GPIF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 연기금들은 마찬가지입니다. 미국계 컨설팅기업 머서가 최근 발표한 ‘연기금 자산 배분 인사이트 2020’에 따르면 아시아 연기금 중에서 한국 기관들이 대체투자에 가장 적극적입니다. 국민연금, 지방행정공제회,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연기금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 비중을 크게 늘려왔습니다. 머서에 따르면 한국 연기금들의 대체투자 비중은 12%로 아시아 연기금 중 가장 높았습니다. 반면 일본 연기금의 경우 대체투자 비중이 3.0%에 불과합니다. 특히 일본 연기금들의 대체투자 비중은 2014년과 변함이 없습니다.

이처럼 좀처럼 변하지 않는 일본 연기금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사회 전 분야에서 기존과는 다른 접근과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일본 연기금들의 보수적인 기조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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