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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피플] 에디 리 팀장 "벤처투자는 10년 내다봐…코로나로 산업트렌드 변할것"

홍성용 기자
입력 : 
2020-05-26 0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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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리 화이트스타캐피탈 뉴욕 투자팀장

美·유럽서 활약 글로벌 VC
의료관광벤처 `하이메디` 투자
연내 서울사무소 개소 예정
한국시장 진출 본격화 행보

"코로나 후 집중육성산업 변화
이커머스·게임산업 주목해야
한국 B2B 소프트웨어 육성을"
"코로나19 장기화라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지만 벤처투자는 5~10년 기반으로 하는 장기투자입니다. 벤처투자자가 선호하는 분야나 비즈니스 모델은 바뀔 수 있지만 투자 자체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인 화이트스타캐피털의 에디 리 뉴욕 투자팀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부각되는 현상 중 하나가 산업군 양극화다. 테크 리더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1분기 실적이 건재했지만 그 밖에 에너지 섹터와 서비스 산업 등은 큰 타격을 입었다. 기술 기반 산업에 더 탄력적으로 벤처투자가 진행돼야 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어떤 산업군에 투자가 집중돼야 하는지 선별할 능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화이트스타캐피털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벤처캐피털이다. 운용 중인 펀드 금액만 3000억원에 달한다. 대표 포트폴리오는 미국 면도날 회사 '달러 셰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 상장 예정인 뉴욕 건강식 밀키트 배송 기업 '프레실리(Freshly)', 유럽 최대 마이크로 모빌리티 e스쿠터 스타트업 '티어 모빌리티(Tier Mobility)' 등이다.

화이트스타캐피털은 아시아에서는 이미 일본과 홍콩에 거점을 뒀다. 화이트스타캐피털은 올해에는 한국 사무소 설치도 고려하면서 한국으로 투자 영토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한국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한 첫 사례인 의료관광 스타트업 '하이메디' 투자가 첫 시작이 됐다. 리 팀장은 뉴욕 JP모건 프라이빗에퀴티그룹과 빅데이터&비즈니스인텔리전스그룹에서 경력을 쌓은 이후 화이트스타캐피털에 합류했다. '하이메디' 투자도 그가 주도했다.

리 팀장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전략적 지침을 벤처캐피탈들이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상장이나 매각 등 엑시트를 준비하고 있던 스타트업일수록 증권시장이 큰 지표 역할을 한다. 주가수익비율이나 기업가치 평가 등 각 요소가 산업별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 상황 이후에는 '전자상거래(e커머스)의 지속적인 성장' '디지털 헬스케어의 가속화' '게임산업 활성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내다봤다. 리 팀장은 "경기 침체는 보통 새로운 산업 트렌드로 넘어가는 변곡점이 됐던 경우가 많다.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미국의 e커머스 시장에서의 상거래 비율은 2005년 3.1%에서 2019년 10%를 넘어갔다. 페이스북·트위터·스냅챗 등 브랜드의 글로벌 광고 예산 50% 이상이 디지털로 넘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역이 중요한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올해 이미 85개가 넘는 원격의료 기업을 의료보험 적용 서비스로 허용했고, 영국 등 유럽에서도 면대면이 아닌 원격의료 허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스타트업에는 'B2B 소프트웨어'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제가 다시 활성화될 때쯤 수많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재건에 발판이 될 수 있는 B2B 소프트웨어 산업이 더 발전했으면 한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바이러스발 위기 등 갑작스러운 위기에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선 재무, 영업, 인프라 등 다방면으로 소수인력 대비 큰 아웃풋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B2C 산업이 이미 많이 발달한 반면 B2B 산업은 앞으로 발전할 기회가 많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스타트업이 광고비 비중이 높은 형태의 적자 구조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흑자로 넘어갈수 있는 장기 경쟁력이 뚜렷한가'가 관건이 될 것 이라고 봤다. 지금의 적자보다는 우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이 신생 기업도 쉽게 넘볼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인지 파악하라는 것이다. 그는 "대규모 펀딩을 통해 쏟아부은 광고비가 유일한 진입장벽이라면 새로운 경쟁자 출현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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