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에 얼어붙는 IPO 시장… 증권사 한숨 커지나

윤혜림 입력 : 2020.04.01 09:37 ㅣ 수정 : 2020.04.01 09:37

IPO 일정 취소·연기 잇달아 …자기자본 투자, 수익구조 다각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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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국내 자본시장도 불안해짐에 따라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던 기업들이 공모 일정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등 IPO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이에 투자은행(IB) 부문에 집중하던 증권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선언 이전인 1~2월에도 증권사들의 IPO 공모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수익구조를 다각화해 이 같은 악재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전 세계적으로 증권 시장이 불안해지자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던 기업들이 낮은 가치 평가를 우려하며 IPO 공모일정을 연기하거나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날 20일 미백제와 주름개선제를 생산하는 전문 기업인 엔에프씨는 기업 재평가 시 가치 하락 우려와 상장 이후 상황을 고려해, 코스닥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엔에프씨는 지난 3월12일과 13일 수요를 예측한 후, 18일과 19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예측한 수요를 채우지 못해 결국 공모절차를 중단했다.

지난 3월에만 IPO를 철회한 기업은 앞의 엔에프씨를 비롯해 에스씨엠생명과학·노브메타파마·LS이브이코리아 등 6개 업체에 달한다.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IPO를 추진하던 기업들이 적합한 회사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줄줄이 상장 철회를 선언한 것이다.

이처럼 기업들의 코스닥 상장 연기 및 IPO 철회가 이어지며 IB 부문 투자에 집중하던 증권사들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IPO 시장이 위축되면 상장 주선 수수료와 같은 IB 부문의 영업이익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또한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펜데믹 상황에선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수도 없다.

IPO를 추진하던 기업들이 상장 철회를 선언함에 따라, 공모 규모가 큰 기업들도 상장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기업이 IPO에 나설 경우, 해당 기업의 주식 가치를 추정하기 위해 사업구조, 기업 규모 등이 비슷한 상장사들의 주가를 참고한다. 따라서 지금처럼 모든 기업의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는 기존에 염두했던 가격을 받아내기가 어렵다.

올해 IPO 시장의 기대주로 꼽히던 기업으로는 SK바이오팜과 CJ헬스케어, 카카오뱅크, 현대카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지수 변동 폭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기업설명회 및 기자간담회 등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되거나 취소되다 보니,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여러 기업이 IPO 공모일정을 연기하면서 IPO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2분기 IPO 시장 역시 위축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IB 부문 중심의 수익구조를 지닌 일부 증권사들에겐 큰 악재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6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7.8% 증가한 4조910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B 부문의 수수료 수익은 36%로 전년도(27.4%)에 비해 8.6%포인트(p) 증가했다.

이렇듯 IB 부문은 증권사에게 큰 실적 상승을 가져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잠잠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IB 부문이 수익에 차질이 생긴다면 증권사로서는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증권사들 IB에 주력했는데…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증권시장에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지만, IPO의 철회와 연기가 모두 코로나19 때문이란 책임 전가는 본질을 놓치는 일이라는 분석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전인 지난 1~2월에도 IPO 기업 공모금액은 크게 부진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만이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4개년 1~2월 IPO 기업 수, 공모금액 추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월에는 총 7개 기업(코스피 1개, 코스닥 6개)이 상장에 성공했지만, IPO 공모금액은 과거 3년간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진했다. 1월 210억원, 2월 590억원으로 과거 3개년 평균 대비(1월 평균 463억원, 2월 평균 1451억원) 50% 수준에도 못 미친다.

특히 국내 기업 중 쿠팡·위메프·무신사 등이 모두 해외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거나 인수된 것처럼,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뿐 아니라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IB 부문이 증권사의 실적 상승에 큰 기여를 한 것도 맞고, 상장 작업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IB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라며 “하지만 IB뿐 아니라 자기자본 투자를 이용해 수익을 늘리는 곳도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시장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선 다각적인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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