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후 IPO까지는 평균 12년
투자→성장→회수→재투자
창업 생태계 선순환 이끌어
재무제표 검토 등 실사작업
전문컨설팅 받아야 낭패 안봐
투자→성장→회수→재투자
창업 생태계 선순환 이끌어
재무제표 검토 등 실사작업
전문컨설팅 받아야 낭패 안봐
미국벤처캐피털협회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의하면 2018년 기준 미국은 벤처투자금 회수액의 44.5%가 M&A, 50.2%가 상장(IPO)을 통해 이뤄졌다. 반면 한국은 벤처투자금 회수액 중 M&A 비중이 2.5%에 그쳤으며, IPO가 32.5%, 장외매각이 53.7%였다. 장외매각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투자자의 손바꿈이나 투자지분을 창업자에게 다시 매각해 회수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시장에서 M&A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대기업에 기업을 매각한 창업자는 비교적 빠르게 회수한 자금을 밑천으로 삼아 재창업할 수 있고,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혁신과 기술을 흡수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즉, 서로 윈윈하는 상생모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리콘밸리처럼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을 통해 '투자→성장→회수→재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창업 후 상장까지 평균 12년가량 소요되고 상장하는 것도 쉽지 않아 벤처투자금 회수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창업 생태계가 지금보다 좋아지려면 M&A 활성화가 필요하다. M&A를 통한 벤처투자금 회수 방식은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소재·부품 업종에 특히 유용할 수 있다. 제조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부터 IPO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M&A를 통해 스타트업은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투자자는 투자금을 회수하고 대기업은 핵심 기술을 인수할 수 있다. 단기간에 강소 소재·부품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M&A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M&A 필요성을 공감함에도 이를 어렵게 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M&A 시장에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부족할 수 있고, 창업자가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로 M&A를 꺼릴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스타트업을 인수할 만큼 자원과 역량이 풍부한 중견기업이 많지 않을 수 있고, 대기업에는 여러 가지 규제와 기술·인력을 탈취한다는 부정적 시선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중개자 측면에서는 M&A의 상업적 유인 부재로 수요와 공급을 이어줄 중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있다. 기업가치에 대한 당사자 간 이견, 대기업의 갑질문화 등 여러 방해 요소가 존재하지만, 최근 국내에는 유니콘 기업이 11개로 증가했고 정부의 규제 완화 노력, M&A 인식 개선 등 벤처 환경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M&A할 때 매수 기업은 일반적으로 매도 기업에 대한 실사를 하는데, 재무제표의 작성 과정이 투명하지 않거나 대표이사와의 자금 거래가 있는 등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있으면 매수 기업이 인수를 번복할 수 있다.
실제로 벤처기업 연합체로 확장세였던 A스타트업은 내부통제 미비 등으로 외부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받고 배임·횡령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풍비박산 났다. 따라서 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면 반드시 각 분야 전문가에게 기업의 전반적인 상황 등에 관해 컨설팅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내부통제를 정비해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한동희 공인회계사·IBK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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