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지 기자]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가 역대 최대 출자규모를 발표한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달라진 항목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안(벤촉법)’ 통과로 벤처펀드 규제가 통합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처음으로 출자 신청 가능한 펀드 조합 형태를 구분했다. 이외에도 선정 우대 조건을 일부 추가했다.

◆벤촉법 시행으로 벤처 펀드 일원화

벤처캐피탈 사업을 하는 회사는 크게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이하 신기사)와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로 구분된다. 신기사와 창투사는 설립 근거 법이 달라 관리·감독하는 정부 부처도 다르다. 신기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근거로 설립돼 금융위원회의 감독을 받는다. 이와 달리 창투사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근거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관리한다.

신기사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한국벤처투자조합(KVF), 경영참여형 사모집합 투자기구(PEF) 조합을 만들 수 있으며, 창투사는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 KVF, PEF 조합을 운용한다. 창투사가 운용하는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과 KVF는 설립 근거가 되는 법이 다르다.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은 중소기업창업지원법, KVF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근거한다. 두 조합은 벤처, 중소기업 투자라는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달라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르면 올해 7월부터 벤촉법이 시행되면 창업투자조합과 KVF는 ‘벤처투자조합’으로 통합된다.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출자계획서에 ‘출자대상 중 벤촉법 시행일 이후 결성되는 창업투자조합과 한국벤처투자조합은 벤처투자조합으로 변경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출자 분야별 신청가능 조합 형태 구분

한국벤처투자는 2020년 출자사업에서 처음으로 출자 분야마다 신청 가능한 조합형태를 구분했다. 2019년 1차 출자 사업 공고에서는 문화, 교육 계정을 제외하고 따로 출자 신청 조합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올해 한국벤처투자 출자 계획서에 따르면 신기술사업투자조합과 PEF는 인수합병(M&A)펀드에만 출자 신청이 가능하다. M&A펀드는 모태펀드가 1600억원을 출자하고 결성 목표금액은 4000억원이다. 모태펀드의 최대 출자비율은 40%로 다른 출자 분야에 비해 비교적 낮은편이다.

창업단계 분야에 신청 가능한 조합 형태도 이전과 다르다. 개인투자조합으로만 신청 가능한 출자 분야를 따로 구분했고 이외에는 창업투자조합과 KVF 형태로만 신청 가능하다.

◆선정우대 기준 CPS 추가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벤처캐피탈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항목도 추가됐다. 기존에는 보통주 방식으로 투자하는 경우에만 가산점을 부여했다. 올해는 벤처캐피탈의 위험 투자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상환 조건을 제외한 전환우선주(CPS)를 보통주와 동일하게 간주한다.

올해 모태펀드가 출자하는 전체 금액은 늘었지만 최대 출자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어 운용사 입장에서는 민간자금을 모으는 것이 관건이다. 한국벤처투자도 민간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운용사에 가점을 부여한다. 창업초기, 청년창업 기업에 모태 출자비율을 60% 미만으로 제시하는 경우 출자비율에 따라 가점을 부여한다.

모태펀드 최대 비율이 40%인 도약 단계 분야(혁신성장, 스케일업, M&A)는 펀드 제안 규모가 클수록 가점을 받는다. 혁신성장, M&A 펀드는 최대 3점까지, 스케일업 펀드는 최대 10점까지 가점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