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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국내기업 해외M&A 때 `조력자`→`핵심 파트너`

진영태 기자
입력 : 
2019-12-11 17:59:22
수정 : 
2019-12-11 19: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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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자금지원 역할 탈피
강화된 해외네트워크 활용
이젠 직접나서 매물 찾아와
전략적 투자자와 `공동전선`
◆ 진격의 PE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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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4년부터 '스틱·CJ 글로벌 투자 파트너십 펀드(코파펀드)'를 조성해 CJ그룹의 외국 진출 도우미로 활약했다. 당시 국민연금을 통해 총 5000억원을 조달했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CJ그룹의 국외 인수·합병(M&A)에 3223억원을 지원사격했다. 이를 통해 CJ는 중국과 베트남에 물류 거점을 새롭게 마련했고, 브라질 식품 소재 기업을 인수하는 데도 성공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당시 국외 M&A에 관심이 높았던 CJ그룹과 함께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었다"며 "최근에는 특정 대기업과 연계한 코파펀드를 조성해 놓진 않았지만 현재 블라인드펀드를 바탕으로도 언제든지 국내 기업을 도와 외국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올해 블라인드펀드 모집 이후 내년에는 국외 투자만을 위한 5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국내 PEF의 외국 진출과 국내 기업의 외국 진출을 돕는 자본 수출 시대를 도모할 방침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PEF가 조달한 15조원 중 일부는 스틱·CJ의 '코파펀드'와 같이 국내 대기업의 외국 진출에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그간 PEF가 국내 기업의 외국 진출에 재무적투자자(FI)로서 자금 지원 조력자 역할만 했다면, 앞으로는 PEF가 쌓은 네트워크를 통해 매물을 찾아 국내에서 전략적투자자(SI)인 대기업을 구해 외국 진출을 모색하는 '파트너형' 국외 M&A도 만들어질 전망이다.

한 사모펀드사 대표는 "그간 PEF는 국민연금과 각종 공제회 등 국내에서 조달한 자금을 통해 국내 회사에 투자하는 데 집중해 왔지만, 앞으로는 국외 펀드 레이징뿐만 아니라 외국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10여 년간 쌓은 IB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직접 기업에 투자해 해당 기업의 수출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기업계 네트워크도 강화된 점이 보다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도 믿을 수 있는 국내 PEF와 손잡고 외국에 진출하면서 리스크와 미래 과실을 함께 공유하는 파트너 형태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많은 대기업이 PEF와 손잡고 외국 진출·투자에 성공한 바 있다. 대표적 성과는 올해 최종 인수를 확정한 KCC의 미국 실리콘업체 모멘티브 인수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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