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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플레이스, IPO 노크…`편집숍` 최초

강우석 기자
입력 : 
2019-11-21 18:06:39
수정 : 
2019-11-22 11: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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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목표로 코스닥 입성 도전
오프라인 매장 70개…업계 1위
연간매출 1300억, 성장 이어가

무신사 등 동종업계 행보 주목
사진설명
국내 패션 편집숍 시장 선두 주자인 '원더플레이스'가 장고 끝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하나의 매장에서 여러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편집숍이 증시에 입성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원더플레이스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목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실적 추이와 시장 현황을 살펴본 뒤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원더플레이스는 3년 전 상장 주간사로 NH투자증권을 뽑은 뒤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체계적인 재고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상장사 수준에 맞는 내부통제 체계를 갖춰 왔다. 시장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와 실적 집계를 위해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을 도입했다"며 "향후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회사 안팎 자원에 대한 정비도 마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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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대표
편집숍은 한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콘셉트를 뜻한다. 상품기획자가 브랜드를 직접 선별해 판매한다는 점에서 '셀렉트숍'이라고도 부른다. 신발과 뷰티 시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편집숍이 일찌감치 대세였다. 한국도 이 같은 트렌드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일본 ABC마트는 2002년 한국법인을 설립했으며 현재 신발 부문에서 약 6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세포라는 지난달 서울 삼성동에 1호 매장을 열었다. 세계를 제패한 화장품 편집숍이 국내까지 진출한 셈이다. 패션 편집숍 시장 역시 이런 추세를 따라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원더플레이스는 2011년 4월 김영한 대표가 창업했다. 동대문 등에서 제작된 의류와 액세서리를 한데 모아 소비자에게 파는 것으로 출발했다. 편집숍 시장이 일찌감치 자리 잡은 일본의 빕스와 유나이티드 애로를 벤치마킹했다. 다품종 소량 판매 콘셉트로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에 빠르게 적응하며 고객 저변을 넓혔다. 70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100개가 넘는 지식재산권도 보유한 상태다. 현재 비이커(삼성), 어라운드더코너(LF), 바인드(인디에프) 등 대기업이 운영 중인 편집숍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거두고 있다.

원더플레이스 상장은 재무적투자자(FI)와 연관돼 있다. 성장 과정에서 SBI·스마일게이트·메가인베스트먼트와 네오플럭스, 나우IB캐피탈 등 다수 벤처캐피털(VC)에서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에게 자금 회수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상장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원더플레이스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 편집숍 업체가 상장하는 것이 사실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공모가 산정 시 비교 기업도 해외 사례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주간사는 상위 3개 편집숍 기업이 5조원 안팎의 연매출을 거두는 일본 시장을 참고하고 있다. 이번 상장이 성사되면 동종 업계 비상장사들도 비슷한 행보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편집숍 1위 업체인 무신사가 대표적이다. 최근 무신사는 미국계 VC 세쿼이아캐피털에서 2000억원 규모 투자를 확정지으며 약 2조20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지난해 사들인 W컨셉코리아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편집숍 업체 상장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다만 무신사는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으며 몸값(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져 국내 시장 입성이 부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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