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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인베스트포럼] "소부장 M&A 정부지원 한도 없어…블라인드펀드 참여 방안도 고민"

■금융위·SJL·삼정KPMG 주제강연

글로벌 10대 사모펀드가 485개 美기업 보유…매물 수두룩

KCC 모멘티브 인수로 성과냈듯 소부장 M&A 적극 나서야

계약협상서 통합까지 아우르는 국내 사모펀드 역할이 중요

서울경제 시그널이 주최한 ‘제2회 서경 인베스트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오승현기자




16년간 6,000억원. 국내 소재 분야 강자로 꼽히는 KCC가 실리콘 분야 연구개발(R&D)에 쏟은 시간과 금액이다. 실리콘 국산화와 연산 6만톤의 생산시설, 그리고 세계시장 점유율 16위라는 성적을 어렵사리 일궈냈다.

국내에서 머물던 KCC의 이름값이 껑충 뛴 것은 올해였다. 국내 사모펀드(PEF)인 SJL파트너스와 원익의 손을 잡고 실리콘 ‘원조’ 기업인 미국 모멘티브를 약 30억달러(한화 3조5,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실탄’ 5,000억원으로 연산 24만톤의 고부가가치 실리콘 생산시설을 확보했고 세계 시장 점유율은 2위까지 끌어올렸다. ‘마법’과 같은 성과의 주역은 역시 인수합병(M&A)이었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소부장 경쟁력, M&A에서 찾는다’를 주제로 개최한 제2회 인베스트포럼에서는 정책당국을 비롯해 자본시장 관계자들 모두 해외 M&A를 통해 제2의 KCC를 찾아야 한다는 한결같은 목소리가 냈다.

정책당국도 아낌없는 지원책을 약속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지난 9월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해외 M&A 인수금융 지원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다. 소부장 해외 M&A에 대출 형태로 지원하기로 약속한 금액만 2조5,000억원. 여기에 더해 현재 2,000억원 규모의 소부장 전용 모태펀드 조성과 관련된 예산안이 국회에서 협의하고 있다.



첫 번째 주제 강연자로 나선 선욱 금융위원회 산업금융과장은 “2조5,000억원이라는 규모를 잡아놓기는 했지만 금액(한도)과 상관없이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예산안 심사 중인 소부장 펀드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갖고 있는 기존의 블라인드 펀드도 참여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사모펀드가 공동투자(Co-investment)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도 터줄 수 있다는 게 정책당국의 입장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들도 지금이라도 해외 소부장 기업 인수가 지금도 늦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빌미를 줬던 반도체 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3년 48.7%였던 국내 기업의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17년 60.7%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반도체 장비와 소재부품의 점유율은 되레 뒷걸음질했거나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두 번째 주제 강연자로 나선 임석정 SJL파트너스 회장은 “반도체 소재·장비 산업은 일본이 ‘지배(dominate)’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재·부품 시장 전체를 놓고 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2017년 사이 일본(7.9%→5.8%)과 미국(10.0%→9.7%), 독일(9.7%→9.3%)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줄어든 사이 중국(11.3%→13.9%)이 박차고 올라섰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4.7%에서 4.8%로 불과 0.1%포인트 올랐을 뿐이다. 특히 사모펀드가 다수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소재·부품기업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사모펀드는 해당 펀드의 만기가 도래하면 피투자기업을 팔아야 한다. KCC·원익·SJ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인수한 모멘티브도 세계 5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보유했던 기업이다.

세 번째 주제 강연자로 나선 윤창규 삼정KPMG 전무는 “글로벌 10대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1,200여개인데 이 중에 미국 기업이 485개에 달한다”며 “투자기업 발굴(deal sourcing)을 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평가했다. 임 회장도 “상당히 많은 소재기업을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국내 사모펀드가 소부장 해외 M&A 지원책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발굴부터 계약 협상, 인수합병 후 통합(PMI) 등을 종합 예술로 불리는 M&A 과정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인수 주체라는 얘기다. 윤 전무는 “기업구조혁신 펀드 등 많은 특화 펀드가 있지만 소부장은 없다”며 “해외 소부장 기업 인수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 펀드를 만드는 것도 국가 차원에서 고려해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김민경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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