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제국에 맞선 한·일 동맹…'룰 브레이커' 이해진-손정의

김민수 기자

입력 2019-11-18 10:36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구글 제국에 대항하는 한일 동맹을 공식화했다. 네이버 자회사인 일본 최대 메신저 라인과 소프트뱅크가 가진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을 하나로 합쳐 글로벌 시장을 향한 승부수를 던졌다.

◇ 이-손 동맹 본격화…18일 Z홀딩스 기본합의서 체결
네이버는 오늘(18일) 소프트뱅크와 지분을 50대50으로 투자한 합작법인 설립을 공식화 했다. 네이버 라인은 야후재팬을 자회사로 둔 Z홀딩스와 경영통합에 관한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작법인 설립 결정에 대한 관련 내용은 일본에서 공시됐다.

두 회사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Z홀딩스와 핀테크 영역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규 사업에 진출을 통한 시너지와 미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합작법인은 메신저 플랫폼인 라인, 포털인 야후재팬, 커머스 플랫폼인 야후쇼핑과 조조, 금융서비스인 재팬넷뱅크 등을 산하에 두게 된다. 이를 통해 일본을 넘어 아시아 최대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투자로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7.4
◇ 日 이용자 1억명 공룡 탄생…`핀테크` 시너지 첫 타겟
라인은 일본·태국·대만 내 메신저 1위 업체다. 일본에만 8,200만 명의 이용자를 거느리고 있다. 구글에 이어 일본 포털 2위인 야후재팬 이용자는 4,839만 명 선. 두 회사를 합치면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가볍게 1억 명을 넘어선다. 한·일 양국의 최대 IT 업체간 통합이라는 점에서 사상 첫 사례다.

두 회사가 노리는 첫번째 시너지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 핀테크 시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라인은 2015년 라인페이를 출시했지만 일본 내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라쿠텐과의 경쟁으로 시장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 야후재편 역시 검색 포털로는 1등이지만 e커머스 시장에서 걸맞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아직 핀테크 시장이 초창기에 머물고 있어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EY에 따르면 일본의 핀테크 도입률은 34%로 중국(87%)이나 한국(약 67%)에 비해 아직 시장 초기 단계다.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은 핀테크 영역에서 긴밀한 연대를 구축해 캐시리스(cashless) 시대의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규 사업에 진출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시너지를 도모하고자 한다”며 “이에 야후재팬, 금융지주회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Z홀딩스와 경영통합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경영통합이 핀테크 분야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기술을 통한 새로운 사업영역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가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7.4
◇ 이해진-손정의 `구글`에 맞선다…4개월만에 의기투합
이해진과 손정의의 의기투합은 이 GIO가 지난 7월 한국을 찾은 손 회장을 만난 지 4개월 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경영통합 논의는 올여름 양사 수뇌부 회동을 계기로 본격화됐다"고 보도했다.

사실 두 사람은 일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 바 있어 동맹을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2000년 11월 네이버 재팬으로 처음 일본 시장에 도전했지만 검색서비스 1위를 지키고 있던 야후재팬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채 5년 만에 철수했다. 하지만 라인 메신저로 재도전한 일본에서 네이버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일본에 이렇다 할 만한 스마트폰 메신저가 없는 상황에서 라인은 순식간에 1위 메신저 기업으로 올라섰다. 현재 일본에서 라인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8,000만 명에 이른다. 야후재팬 MAU(5,000만 명)보다 많다. 그동안 80%대를 넘나들던 야후재팬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2%대까지 급감했고 구글의 점유율은 75%까지 치솟았다.

특히 손 회장은 최근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비전펀드의 실적악화로 고민중이다.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야후재팬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의 동맹을 구글을 대표로 하는 북미 중심의 인터넷 질서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했다. 라이벌 관계이던 두 회사가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이른바 `GAFA`로 불리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계 거대 IT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평소 이해진 GIO는 “유럽 등 국가와 연합해 인터넷의 다양성을 끝까지 지켜내고, 지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해왔다. 네이버는 2017년 프랑스 소재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을 인수해 프랑스에 유럽 진출 교두보를 만들기도 했다. 네이버랩스의 석상옥 대표는 최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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