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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성공뒤엔 10년간 기다려준 투자자"

최희석 기자
입력 : 
2019-11-18 17:21:46
수정 : 
2019-11-18 19: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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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벤처투자 서밋 개최

VC-유니콘 투자정보 공유
유망기업 IR·M&A 상담도
박영선 "1조 모태예산 통과를"
벤처투자촉진법 입법화 목소리
사진설명
18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진행된 '코리아 벤처투자 서밋 2019' 행사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과 벤처투자자들이 유니콘 도약 서포터즈 출범식을 하면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 중소벤처기업부]
"10여 년 전 만남을 기억하세요?"(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표) "투자자들 관심도 없고 소송 걸리고…, 정말 어려울 때 케이넷을 만났습니다. 성공할 때까지 기다려준 투자자들께 감사드립니다."(김효섭 크래프톤(옛 블루홀) 대표)

10여 년 전 벤처투자를 통해 오늘의 배틀그라운드를 탄생시킨 만남을 떠올리는 순간이었다. 두 대표는 투자가 이뤄지고 사업이 부침을 겪을 때 서로를 믿고 기다려준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냈다. 김대영 대표는 "벤처투자는 결국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라면서 "게임 업계에서는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3년 크래프톤 내부 불화로 게임 개발자가 떠나고 외부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성공했을 때 회사가 망할 뻔했다고 한다. 김대영 대표는 "2015년에는 2대주주가 2000억원만큼의 주식을 처분하려고 했는데 가서 기다려달라고 읍소했다. 결국 2016년 개발한 배틀그라운드가 2017년에 크게 성공해 상당한 수익을 거뒀고, 유니콘 기업이 됐다"고 전했다. 현재 크래프톤은 약 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8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코리아 벤처투자 서밋 2019'가 열렸다. 국내 벤처캐피털(VC)과 차세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이 모여 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투자 상담을 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유망 업체들의 기업설명회(IR)와 투자, 인수·합병(M&A) 상담회 등이 진행됐다.

먼저 유니콘 육성을 위해 스케일업(규모 확대) 투자가 가능한 운용자산 기준 상위 24개 VC로 구성된 유니콘 도약 서포터즈가 공식 발족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내년도 창업 투자계 밑거름이 될 모태펀드 1조원 예산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야당에서는 이 1조원이 많다며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 예산이 통과돼야 한다"면서 "벤처투자촉진법 또한 빨리 국회를 통과하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IR에 참여한 예비 유니콘 기업은 5개였다. 뤼이드, 아이지에이웍스, 밸런스히어로, 뷰노, 중고나라가 그 주인공이다. 뤼이드는 인공지능(AI)으로 오답노트를 분석해 어떤 문제를 어떤 순서로 접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해주는 시스템을 판매한다. 최근 광고판에 자주 보이던 산타토익이 바로 뤼이드 작품인데, 산타토익을 이용할 경우 20시간을 학습할 때 토익 점수가 평균 131.5점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지에이웍스는 어트리뷰션 솔루션을 개발한 회사다. 모바일광고를 할 때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야 수익이 나는지, 어떤 매체를 이용해야 하는지 등 데이터를 분석해 해답을 제시한다. 데스크톱과는 달리 모바일 환경에서는 이와 같은 데이터 분석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 밖에 의사보다 더 정밀하게 MRI·CT 등을 분석해주는 뷰노, 전 국민을 판매자이자 구매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중고나라, 인도에서 10억명의 고객을 상대로 핀테크 사업을 하겠다는 밸런스히어로 등이 매력을 뽐내는 자리였다.

박 장관은 "유니콘 기업 수는 국가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며 "벤처 업계가 진심을 담아 노력한다면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 20개를 탄생시켜 스타트업·벤처 4대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유니콘 기업은 9개로 미국(203개) 중국(101개) 영국(21개) 인도(19개) 독일(11개)에 이어 6위다.

서포터즈 단장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백여현 대표는 "국내 대표 VC 간 유니콘 후보 기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스케일업 투자를 위해 적극 협업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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