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불똥…한국형 헤지펀드 성장 '급제동'

헤지펀드 설정액 35조원→34조원으로 성장세 '주춤'
투자심리 악화…내년 초로 펀드 설정 시기 미뤄
"판매사 상품 심사 까다로워져"
  • 등록 2019-11-13 오전 12:20:00

    수정 2019-11-13 오전 12:20:00

증권사 PBS 설정액 현황(표=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A운용사는 올해 안에 사모 헤지펀드를 추가로 설정하려 했으나 내년으로 설정 시기를 미뤘다. 투자자 모집 속도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어 올해 안에 설정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B자산운용사는 예정대로 연내 펀드를 설정할 예정이지만, 당초 예정했던 설정 규모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1100조원 가량의 부동자금이 대기 중이지만 헤지펀드(hedge fund) 설정액은 올 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 35조원을 넘어서면서 매달 꾸준히 규모를 늘려왔던 설정액은 지난 10월 34조원대로 내려가며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와 사모 파생결합증권(DLS) 원금 손실 확정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신규 펀드 설정 속도와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35조원 ‘찍고’ 도로 34조원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헤지펀드 설정액은 34조6842억원으로 지난 9월 말 기준(35조129억원)에 비해 3287억원 감소했다. 헤지펀드 설정액은 국내 증시 하락에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며 △1분기(29조165원) △2분기(33조1163억원) △3분기(35조129억원) 등으로 매달 빠짐없이 덩치를 키웠지만 지난달 올 들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의 펀드에서 빠져나가는 자금도 있지만 신규 펀드 설정도 어려워진 탓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의견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보다 펀드 투자자를 구성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라임자산운용과 사모 DLS 등의 여파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모 헤지펀드 업계 1위인 라임자산운용이 지난달 초 메자닌(Mezzanine) 펀드와 무역금융 펀드에 대해 환매중단을 선언한 상태인데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팔려나간 사모 DLS 일부 상품이 대규모 원금 손실이 확정되면서 헤지펀드를 향하던 일부 자금이 발길을 돌린 것이다. 과거 판매사 지점 프라이빗뱅커(PB)에서 나왔던 상품 출시 요청은 크게 줄었고, 투자하기로 예정된 곳의 투자 철회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련 이슈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새로운 투자를 집행하지 않으려 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모펀드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판매사들의 입장에서도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서야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려는 생각”이라며 “이슈가 없는 판매사일지라도 예전보다 상품 심사가 까다로워졌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PBS도 동반 ‘역성장’

헤지펀드에 레버리지 등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도 헤지펀드 설정액 감소에 따라 역성장했다.

PBS 1위 사업자인 미래에셋대우(006800)의 PBS 운용규모는 지난 3분기 말 8조6930원이었으나 지난달 8조5354억원으로 줄었다. 삼성증권(016360)도 7조3777억원에서 7조1307억원으로 감소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각각 400억원, 2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반면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은 863억원, 482억원으로 각각 운용규모가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에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헤지펀드에 대한 의구심이 하나둘 해결되면서 내년 초부터는 다시 예전처럼 자금이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상큼한 'V 라인'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