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140조원 투자 기회"
“태양광 풍력 등 호주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1200억달러(약 140조원)에 달하는 투자 기회가 있습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옥토퍼스인베스트먼트의 샘 레이놀즈 호주 대표(사진)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호주의 그린에너지 시장은 세계 기관투자가에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레이놀즈 대표는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ASK 2019 글로벌 부동산·인프라 투자 컨퍼런스’에 강연자로 나서 호주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투자 기회를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호주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양호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지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호주는 선진국 중 인구가 가장 빨리 증가하는 국가 중 하나”라며 “지구온난화로 여름 기온이 높아지고 있어 에너지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선 “석탄과 천연가스 채굴 감소로 호주의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는 차세대 에너지원 중 생산 단가가 가장 낮아졌다”고 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호주 신재생에너지 시장엔 지난 2년간 대규모 투자가 밀려들었다가 이제는 많이 진정된 상황입니다. 앞으로 이 시장에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돼 경험 많은 사업자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만 투자를 받게 될 겁니다.”

레이놀즈 대표는 호주 신재생에너지 중 특히 태양광 발전이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40년에 달하는 장기간의 일조량 데이터가 축적돼 있고 운영비가 낮은 점을 활용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인프라 시장에도 투자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글로벌 초저금리 추세 속에 세계 기관 자금이 저위험·중수익 자산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런 과열 경쟁으로 일부 자산에 거품이 끼고 있죠. 기관들은 새로운 분야에 투자할 때 그 분야에 전문성이 높은 자산운용사를 활용해야 잘못된 투자를 줄일 수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든 자산 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기 둔화 시기에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실물 자산은 ‘경기 방어적 성격’이 강해 주식 등 다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옥토퍼스인베스트먼트는 2000년 설립된 자산운용사로 86억파운드(약 13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화재, 현대해상화재 등 한국 금융회사들은 옥토퍼스가 보유한 영국 15개 태양광 발전소 리파이낸싱 거래에 16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