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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꺾인 사모펀드…신규 설정액 반토막

박재영 기자
입력 : 
2019-08-08 17:58:21
수정 : 
2019-08-08 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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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신규모집액 1.6조원
작년 10분의 1·동기比 절반그쳐
경기악화·펀드간 양극화 심화도
◆ 레이더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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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던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신규 자금모집액(펀드레이징) 규모가 한풀 꺾였다. 최근 PEF가 주요 인수·합병(M&A) 딜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자본시장의 중요한 주체로 등장했지만 향후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PEF 간 양극화 현상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PEF 신규 자금모집액(신규 펀드 약정액 기준)은 1조6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년간 모집액인 16조4000억원 대비 10%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27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보통 펀드레이징은 매년 시점이 상이해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 같은 펀드레이징 금액 급락은 최근 경기 하강 사이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국내 PEF 시장이 지금까지 질적·양적 성장을 지속해 왔지만 그만큼 PEF 간 경쟁은 심해져 거래 대상이 된 기업들 밸류에이션이 높아졌고 이에 따른 수익률 감소가 펀드레이징 규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 하강 진입 국면에서 금리는 낮아지고 기업 부도율 등도 아직 높은 수준이 아니라 PEF 거래 대상이 많아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신규 설정된 PEF의 1년 수익률이 최근 들어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대체투자 시장 전체가 사이클상으로 거의 꼭짓점에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의 지배구조 개혁 추진에 따른 M&A 매물은 나오고 있지만 산업 사이클상 PEF 거래 대상이 많은 시기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 PEF 업계에서도 기존 대형 PEF와 신생·소형 PEF 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올 1분기 신규 PEF 자금모집 부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력이 짧은 신생·소형 PEF는 상대적으로 펀드레이징이 쉽지 않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설립된 경영참여형 PEF는 총 197개(중도 해산 PEF 제외)다. 이 중 펀드레이징(출자약정액) 규모가 1000억원 미만인 소형 PEF는 151개로 전체 중 76.6%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소형 PEF 비율 73.1%보다는 외관상 늘어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체 펀드레이징 자금 중 소형 PEF가 가져간 금액 비율은 2016년 28%에서 지난해 24%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펀드레이징 규모 3000억원 이상 대형 PEF 13곳(6.6%)이 전체 출자약정액 중 42%를 가져갔다.

신생 PEF 대표는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주요 출자자는 투자 성공의 인센티브보다는 투자 실패 시 책임에 대한 우려가 더 커 안정적인 투자처에만 출자하는 경향이 크다"며 "트랙레코드가 있는 대형 PEF에만 투자하다 보니 이 자금은 주로 대형 딜에만 사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규모는 작아도 비교적 모험적이고 참신한 곳에 투자하는 신생 PEF는 자금 조달이 거의 불가능해 자본시장의 역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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