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기업

"돈만 푼다고 벤처붐? 규제에 新산업 놓치면 생존못해"

신수현 기자
신수현 기자
입력 : 
2019-07-21 18:19:45
수정 : 
2019-07-21 20:26:12

글자크기 설정

조현정 비트컴퓨터회장의 조언
◆ 20년만의 벤처열풍 ◆

사진설명
국내 1세대 벤처기업 비트컴퓨터 창업자인 조현정 회장은 기자와 만나 지금은 벤처 붐이라고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돈만 푼다고 벤처붐이 일고있다고 말할 순 없다"고 단언했다. 조 회장은 1983년 대학 3학년 때 의료정보회사 '비트컴퓨터'를 창업한 대학생 창업 1호 기업인이다. 조 회장은 2005~2007년 벤처기업협회장을 맡으며 벤처업계 살아 있는 전설로 꼽힌다.

조 회장은 다시 한번 벤처 열풍을 불러일으키려면 규제개혁, 벤처자금시장 재조정, 소프트웨어(SW) 분야 인재 양성 등 세 가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는 신규 산업 진출을 막는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물론 유니콘 기업이 많이 태어날 수 있다"며 "반면 한국은 말로는 벤처기업을 키우겠다고 하면서 온갖 규제에 막혀 신사업 자체를 못 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산업구조가 승자독식이기 때문에 규제에 막혀 어떤 사업을 펼치지 못하고 주저한다면 결국 외국 기업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기존 기득권과 신규 사업자의 갈등을 조정·중재하는 데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차피 도입될 수밖에 없는 서비스라면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야 도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벤처투자 자금이 신규 기업에 쏠려 있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니콘 기업이 많아지려면 스타트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스케일 업' 자본이 많아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진정한 벤처투자의 역할은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잠재력 높은 기업을 발굴·투자해 그 기업이 한 단계 더 성장(스케일 업)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제2 네이버가 속속 탄생하려면 SW 분야 인재 양성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세계 100대 기업 순위를 살펴보면 대부분 SW 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SW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만, 우리는 SW 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신규 창업 기업 중 70% 이상이 온·오프라인 서비스가 결합된 기업, 즉 SW를 기반으로 한 기업이기 때문에 SW를 잘 다룰 줄 알면 창업 역시 쉬워진다"고 말했다.

[신수현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