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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韓벤처캐피털 연합, 美혁신대학 `미네르바스쿨` 투자

박재영 기자
입력 : 
2019-07-14 18:05:47
수정 : 
2019-07-15 0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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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케이클라비스 등
글로벌 유니콘기업과 협력
670억 규모 프로젝트 참여

200명 모집에 2만3천명 몰린
물리적 공간없는 `가상 대학`
사진설명
미래 혁신대학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미네르바 스쿨(Minerva School)'에 국내 벤처캐피털(VC)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들과 함께 투자를 단행했다. 1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네르바스쿨을 운영 중인 기업 미네르바프로젝트는 최근 5700만달러(약 670억원)에 달하는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주요 투자자로는 기업가치 75억달러(8조8000억원)로 평가받는 중국의 바이트댄스,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사교육 기업 탈에듀케이션이 있다.

국내에서는 핀포인트벤처스와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핀포인트-케이클라비스 에듀테크 유니콘 투자조합'의 주도하에 카카오벤처스, 라이트하우스컴바인, 탄탄벤처스, ES인베스터가 참여했다.

2014년 설립된 미네르바스쿨은 서울대 등 국내 명문대를 동시에 합격한 학생이 국내 진학을 포기하고 선택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곳이다. 지난해 200명 신입생 모집에 70여 개국 2만3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2%대의 합격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버드대(4.6%)나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합격률(6.7%)보다 낮다.

미네르바스쿨은 물리적 공간인 캠퍼스나 강의실, 도서관이 없다. 학생들은 입학 직후 전 세계의 도시에 있는 기숙사로 흩어진다. 미국(샌프란시스코), 영국(런던), 독일(베를린), 인도(하이데라바드), 대만(타이베이), 한국(서울) 등 세계 7개국 도시에서 3∼6개월 동안 머물며 경험을 쌓는다.

이 과정에서 모든 수강생이 토론에 참여해야 하는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통해 지식을 전달한다. 교수가 학생들 발언 빈도를 일일이 체크해 수업 참여도를 파악하고 개인 면담을 통해 참여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한다.

또 수업과 동시에 구글·아마존·우버 등 글로벌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지식을 적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지난해 한국에서 2학년 1학기를 보낸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은 국내 기업 카카오, SK엔카닷컴 등과 협업한 바 있다.

미네르바스쿨은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등의 요건을 요구하지 않지만 지원자들은 창의력과 비판적인 사고력을 판단하는 자체 입학시험(실시간 인터뷰·에세이)을 통과해야 한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관계자는 "미국의 사립대학 교육 시장 규모는 200조원이 넘으며 이는 우버·리프트 등의 글로벌 차량공유 시장과 비슷한 규모"라며 "이번 투자는 에듀테크 혁신모델을 통해 전 세계 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사립대학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르바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미네르바프로젝트는 2012년 벤 넬슨이 창업한 실리콘밸리 소재의 에듀테크 기업으로 실시간 양방향 동영상 교육 플랫폼 '포럼(Forum)'을 자체 고안·개발했다. 미네르바스쿨 운영 외에도 글로벌 대학교를 대상으로 '포럼'의 라이선싱 계약 사업과 강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번 투자를 주도한 핀포인트벤처스의 이성원 대표는 "교육은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미래 시대에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며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며 "미래 교육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 미네르바프로젝트에 국내 투자자가 함께 출자해 향후 글로벌 AI 교육시대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갖는 기틀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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