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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F2019] "韓정부, 글로벌 모험자본 유치 마중물 역할해야"

'이스라엘 창업생태계' 이끈 요즈마그룹 이갈 에를리히 회장 인터뷰
"모태펀드 성공하려면 글로벌화로 네트워크 확보해야"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2019-05-20 17:31 송고 | 2019-05-20 20:21 최종수정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 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KFF) 2019 & 블록체인 테크쇼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영뉴스통신사 뉴스1 창사 8주년을 맞아 'Connecting Society'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전 세계에서 명망 높은 전문가들을 초청해 미래사회를 지배할 트렌드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도전과제와 해법을 논의하는 장이다. 2019.5.20/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 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KFF) 2019 & 블록체인 테크쇼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영뉴스통신사 뉴스1 창사 8주년을 맞아 'Connecting Society'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전 세계에서 명망 높은 전문가들을 초청해 미래사회를 지배할 트렌드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도전과제와 해법을 논의하는 장이다. 2019.5.20/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정부는 글로벌 벤처캐피탈(VC)을 유치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투자는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정부가 이러한 신뢰를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동시에 세제 등의 인센티브를 통해 투자를 유치해야 합니다."

이갈 에를리히(Yigal Erlich) 요즈마그룹 창업자겸 회장(78)은 20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요즈마그룹은 세계 최고의 창업국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벤처캐피탈로 이스라엘의 창업 생태계를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에를리히 회장은 이날 <뉴스1>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KFF) 2019&블록체인 테크쇼' 기조강연에 앞서 별도 인터뷰를 했다.  

에를리히 회장은 "정부는 민간이 관여하기 어려운 시장실패 등에 관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요즈마펀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장 실패 이후 정부가 펀드에 참여해 마중물 역할을 해주고, 이후 펀드가 잘되자 정부가 빠져주면서 민간이 알아서 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수석과학관(장관급)이었던 에를리히 회장은 지난 1993년 요즈마펀드를 설립했다. 요즈마펀드는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의 합작 펀드로 주로 기술기업에 자금을 공급한다. 요즈마는 히브리어로 '혁신'을 뜻한다. 설립 당시에는 2억6300만달러 규모로 시작된 요즈마 모태펀드는 약 10년 만에 4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 2014년 한국에 진출해 총 7개의 창업 인큐베이터인 '요즈마캠퍼스'를 설립했다. 특히 요즈마그룹은 지난해 의료기기 벤처기업인 비엠텍을 100억원에 인수하며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에를리히 회장은 한국에서의 향후 투자계획에 대해 "크게 두가지 방향인데 먼저 기술 기반이 있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양성하고 투자할 예정"이라면서 "또한 이미 어느 정도 성장했지만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가 부족한 회사들에게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 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KFF) 2019 & 블록체인 테크쇼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영뉴스통신사 뉴스1 창사 8주년을 맞아 'Connecting Society'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전 세계에서 명망 높은 전문가들을 초청해 미래사회를 지배할 트렌드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도전과제와 해법을 논의하는 장이다. 2019.5.20/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 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KFF) 2019 & 블록체인 테크쇼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영뉴스통신사 뉴스1 창사 8주년을 맞아 'Connecting Society'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전 세계에서 명망 높은 전문가들을 초청해 미래사회를 지배할 트렌드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도전과제와 해법을 논의하는 장이다. 2019.5.20/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다음은 에를리히 회장과의 일문일답.

-이스라엘은 요즈마펀드가 출범한 90년대 이후 '창업의 국가'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창의적인 벤처기업이 많이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스라엘은 강한 벤처생태계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이 벤처생태계 안에는 와이즈만연구소와 히브리 대학교 등 유명한 연구기관 등이 있고 새로운 창업자들을 이끌어줄 경험 많은 선배 창업자들이 있다. 이와 함께 벤처캐피탈(VC), 글로벌 기업 등이 함께 어우러져 강한 창업생태계가 조성된다.

-이스라엘 창업 활성화에는 정부의 역할이 컸다. 특히 이스라엘 정부는 요즈마펀드 설립 당시 40%의 금액을 출자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하는 역할과 하지 말아야 하는 역할은?
▶정부는 시장실패에 대해서 관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민간에서는 시장실패에 관여하기가 어렵다. 위험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즈마펀드도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출범한 것이다. 요즈마 펀드 출범 당시 이스라엘은 걸프전쟁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에 따라 아무도 창업이나 투자를 하려 하지 않았다. 정부는 직접적으로 회사에 출자하거나 관여할 수 없으니 이스라엘 정부는 요즈마펀드에 출자해 민간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방법으로 시장실패에 관여한 것이다. 요즈마펀드가 모태펀드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가 마중물 역할로 참여한 후 펀드가 성공하자 정부가 빠져주고 민간에서 알아서 돌아가게끔 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스타트업의 활성화를 위해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한국정부에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글로벌 투자자와 파트너를 유치하는 것이다. 투자자와 파트너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신뢰 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정부가 이러한 신뢰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 펀드에 참여한 해외 투자자가 원한다면 5년 뒤에 정부의 보유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하고 세제 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것이 투자 유치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VC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파트너다. 모태펀드도 글로벌 파트너가 참여했을 때 성공할 수 있다. 단순히 외국계 자금을 유치하는 목적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파트너들이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서 자금을 유치하는 동시에 기업들을 세계에 진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즈마펀드도 글로벌 VC 유치를 통해 기업들을 해외에 진출시킨 덕에 성공할 수 있었다.

-요즈마그룹은 지난 2014년에 한국에 진출하고 창업 인큐베이터인 요즈마캠퍼스를 설립했다. 한국의 어떤 면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나?
▶그동안 요즈마펀드는 주로 유태인 네트워크가 풍부한 서방으로 갔다. 그러나 모두 유럽으로 진출하다 보니 경쟁이 붙게 됐다. 아시아의 매력적인 점은 아직 진출하지 않은 시장이라는 점이었다. 특히 한국의 경우 특성화대학교, 정부출연 연구소 등의 우수한 기술이 많아 90년대 이스라엘과 비슷하다. (한국 기업들은) 기술은 훌륭하지만 창업 시장이 국내시장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좋은 회사들을 발굴하고 투자해 해외에 진출시키면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해에는 요즈마그룹에서 의료기기 벤처기업인 비엠텍을 직접 인수해 이름을 요즈마비엠텍으로 바꾸며 한국 투자를 본격화했다. 향후 한국에서의 투자 계획은?
▶크게 두가지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기술 기반이 튼튼한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러한 회사에 투자하고, 기술 사업화를 통해 스타트업을 양성할 계획이다. 두번째는 한국에 투자를 하게 된 결정적 이유라 할 수도 있는데, 어느 정도 성장했지만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가 없는 회사들에 투자할 것이다. 비엠텍도 이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거나 기술과 제품은 훌륭하지만 글로벌 네트워크가 없는 기업들에 투자해 해외에 진출시킬 예정이다.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왼쪽부터)과 이백규 뉴스1 대표이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KFF) 2019 & 블록체인 테크쇼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5.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왼쪽부터)과 이백규 뉴스1 대표이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KFF) 2019 & 블록체인 테크쇼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5.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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