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업계 선두업체인 태림포장과 신문용지업체 전주페이퍼의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솔제지를 비롯한 국내외 제지업체 등 인수 후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외형이 큰 두 업체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제지산업의 판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태림포장그룹은 이달 하순께 잠재적인 투자자에게 매각 물건의 간단한 정보를 제공하는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발송한다.

태림포장·전주페이퍼 매각 급물살…한솔·아세아·신대양제지 등 관심
태림포장그룹은 골판지를 제조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태림포장과 골판지 원료(원지)를 제조하는 비상장사 태림페이퍼(옛 동일제지)가 주력이다. 태림포장 대주주인 사모펀드 IMM PE는 2015년 5월 창업주 정동섭 회장 일가가 보유한 태림포장 지분 58.9%와 동일제지 지분 34.54% 등 태림포장 7개 계열사를 약 35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태림포장그룹의 골판지 원지와 상자 시장 점유율은 각각 23%와 18%다. 지난해 태림포장(연결 기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087억원과 357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전체 매출은 1조1000억원을 웃돈다.

모바일과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골판지 상자로 포장하는 택배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태림포장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국내 골판지업계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 한솔제지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등 동종업계가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동원 등 유통업계는 물론 중국 일본 골판지업체, 국내 사모펀드 등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가 10년가량 보유한 전주페이퍼도 올해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계 사모펀드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와 신한대체투자운용(옛 신한PE)은 한솔제지 신문용지사업부문을 팬아시아페이퍼로부터 2008년 8100억원에 인수해 전주페이퍼로 사명을 바꿨다.

전주페이퍼는 2017년 매출 6279억원에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년간 적자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연결 기준) 매출 6584억원에 영업이익 484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사업을 하는 자회사인 전주파워의 실적 호전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폐지 수입 제한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신문용지 부문 수익성이 좋아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솔제지가 전주페이퍼를 인수할 경우 21년 만에 모태기업을 되찾는 것이 된다. 최근 전주페이퍼와 태림포장 인수설에 시달린 한솔그룹은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 중 한 곳만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