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벤처캐피털(VC)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에이비엘바이오에 투자한 지 3년여 만에 ‘잭팟’을 터뜨렸다. 약 2000%의 수익률에 보유 지분 일부를 팔아 이익을 실현했다.

10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에이비엘바이오 보유 주식 550만4122주(12.34%) 가운데 170만 주(3.94%)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팔았다. 주당 처분가격은 3만5391원으로 전날 종가(3만7650원)에서 6%가량 할인한 수준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1350억원 규모로 조성한 ‘한국투자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사모투자’를 통해 에이비엘바이오 성장 초기에 투자했다. 2016년 60억원, 2017년 50억원을 투자했다. 평균 투자 단가는 주당 1720원대다. 이번 블록딜 매각으로 일부 지분은 약 20배 수익을 확정했다. 이날 매각한 170만 주 기준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9억원을 투자해 601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익 규모만 572억원에 이른다.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에이비엘바이오 지분이 아직도 많이 남아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글로벌 제약산업 펀드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기술을 이용해 파키슨병 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신약 후보물질을 연구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중항체 기반 항암치료제인 ‘ABL001’은 작년 11월 미국 트리거테라퓨틱스에 기술수출되기도 했다.

주가는 상장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달 공모가(1만5000원)의 2배인 3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전날 신고가(3만7800원)를 새로 썼다. 이날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블록딜 영향으로 2500원(6.64%) 떨어진 3만5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블록딜 주관은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급적 중장기 투자 성향을 가진 외국인 등에게 지분을 넘겼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