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기업 발굴·투자심사 진행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땐
내달 바로 펀드 결성·벤처 투자가능
블록체인 이해없이 핀테크 꿈못꿔
하나금융그룹 미래금융 선제 대응"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땐
내달 바로 펀드 결성·벤처 투자가능
블록체인 이해없이 핀테크 꿈못꿔
하나금융그룹 미래금융 선제 대응"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금융업계가 디지털 혁신을 서두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신기술사업금융사인 하나벤처스를 설립했다. 골드만삭스와 소프트뱅크를 거친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를 만나 회사의 비전과 블록체인 투자 방향에 대한 계획을 들어봤다.
김 대표는 "사람과 기술 중심의 투자, 벤처와 함께하는 금융이라는 비전으로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벤처기업의 금융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면서 "하나금융그룹은 하나벤처스가 벤처캐피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을 외부 벤처투자 및 산업 전문가로 수혈하는 파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영입된 인사를 보면 황보현우 상무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의 산업 전문가이며, 강훈모 이사는 국내 최초의 변리사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다. 조직의 허리를 담당하는 투자본부의 심사역들 역시 모두 벤처 투자 및 회수 실적으로 검증된 외부 전문인력으로 구성했다.
그는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R3, 이더리움기업연합, 하이퍼레저 등 글로벌 3대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모두 가입돼 있다"며 "하나금융그룹은 블록체인 기술이 미래금융을 선도할 핵심기술 중 하나로 생각하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 없이는 핀테크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벤처스는 4월 말까지 1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한 벤처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이 하나벤처스의 첫 번째 벤처펀드에 55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지난 2월에는 한국성장금융에서 주관하는 성장지원펀드에 300억원의 출자를 요청하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나머지 150억원에 대해서도 민간 출자자로부터의 출자 확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김 대표는 "하나벤처스는 한국성장금융의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될 경우 4월말 바로 펀드 결성을 완료하고, 벤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작년 말부터 이미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투자심사를 진행해 온 만큼 펀드 결성과 동시에 활발한 벤처 투자가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벤처캐피털 출범 후 첫 번째 펀드를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것은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 최초이다. 김 대표는 "유망한 창업팀이 먼저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우수한 벤처기업에 단발성이 아닌 후속 투자를 진행하려면 충분한 재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우수한 벤처기업이 유니콘, 데카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벤처캐피털이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글로벌 벤처캐피털에서는 보편화된 투자 방식이다. 이는 벤처기업 육성에 대한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하나벤처스는 블록체인을 포함한 핀테크를 중요한 투자 분야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시가총액 100억 달러 이상의 벤처기업을 의미하는 데카콘 기업 중 Stripe(미국), One97 Communications(인도)는 핀테크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이들은 글로벌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한 바 있다. 또한 데카콘 기업 중 Bitmain Technologies(중국)는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업이다. 하나벤처스는 블록체인을 포함한 핀테크 기업 중 유니콘, 데카콘으로 성장할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김 대표는 "현재 블록체인 기반의 통합결제 플랫폼인 GLN(Global Loyalty Network) 기반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꼽았다.
하나벤처스는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이외에 두 가지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투자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울 수 있도록 하나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하나벤처스가 투자한 기업들 간 수직적 공급망 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 것이다. 하나벤처스는 투자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기업들이 밸류업, 스케일업 하는 과정을 함께 하는 파트너가 될 것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을 비롯한 핀테크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IPO(기업공개) 뿐만 아니라 M&A 방식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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