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1일 16:07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동부제철 인수전, KG그룹·웰투시인베스트먼트·WWG 3파전으로
국내 5위 철강사인 동부제철 인수전이 국내 기업 및 사모펀드들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화이트웨일그룹(이하 WWG)이 동부제철 인수를 위해 최근 동부제철 매각주관사 KDB산업은행 M&A실,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이 진행한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KG그룹, 웰투시인베스트먼트까지 총 3곳이 동부제철 인수에 나섰다. 입찰 참여자들은 이달 중순까지 동부제철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본입찰은 이달 말 진행될 전망이다.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인수 참여자 세 곳이 모두 알려지면서 이들의 면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WWG는 2017년 7월 진영욱 전 사장, 박제용 전 최고운영책임자 등 KIC 출신 임원들이 소설 ‘모비딕(백경)‘에서 이름을 따서 설립했다. 출범 1년여 만에 영국 브리스톨시 하버사이드오피스, 국내 게맛살 1위 업체 한성크린텍, 부산 솔브레인저축은행, 국내 1위 소방용품 생산업체 우당기술산업, 영국 퓨처스 일렉트로닉스 빌딩 등을 인수하는 등 트랙레코드를 쌓아가고 있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출신인 정승원 대표가 2014년 설립한 PEF다. 2016년 아주캐피탈을 310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소시어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두산엔진을 품었고, 지난해 하반기엔 중견 자동차부품사 모트렉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콘크리트 펌프카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전진중공업도 사들이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KG그룹은 KG케미칼을 비롯해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KG씨에스에너지, KG ETS, 이데일리, KFC 등 화학, 전자결제, 에너지, 폐기물처리, 언론, 외식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연매출 1조원대 중견 업체다. 1985년 건설플랜트 업체인 세일기공에서 시작된 KG그룹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성장해왔다. 2003년 회생절차 중이던 경기화학(KG케미칼)을 인수하며 사세를 키웠고, 2005년 시화에너지를 시작으로 옐로우캡, 제로인, 이니시스, 웅진패스원, KFC등을 사들이는 등 M&A를 통해 성장해왔다.

인수전 참여자 세 곳 모두 철강업에 전문성이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들을 도와 경영에 참여할 전략적 투자자(SI)가 있을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이번 인수전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대 대형 철강사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국내 철강 시장이 여전히 과잉 공급인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열연(전기로) 설비와 노후화된 인천공장을 떠안아가면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긴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철강 산업은 원료 가격 및 제품 수요의 변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인수 의사를 밝힌 세 곳 모두 조단위 대형 업체를 경영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전문성을 더해줄 SI 유치가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동부제철 매각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경영권을 이전하는 방식이다. 인수자는 5000억원가량의 신주 인수로 동부제철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당진공장의 열연, 냉연 사업과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의 컬러강판 등 기타 철강제품 사업 전체를 인수하게 된다.

연 매출 2조5000억원 수준인 동부제철은 매출 기준으로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그룹, 동국제강에 이은 국내 철강 업계 5위 업체다. 연간 300만t의 열연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를 비롯해 180만t의 냉연 생산 설비를 갖춘 충남 당진공장과 컬러강판, 형강 등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 등을 갖고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