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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조 투자 큰손 아폴로, JV 꾸려 韓 진출

박창영 기자
입력 : 
2022-08-05 05:01:02
수정 : 
2022-08-05 05: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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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벨스타와 합작사 설립
韓시장서 투자 시너지 기대

1조원대 블라인드펀드 조성
담보대출·인수금융 등 활용
국내기업에 유동성 공급나서
◆ 레이더M ◆

사진설명
맷 미첼리니 아폴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왼쪽), 대니얼 윤 벨스타그룹 회장(오른쪽)
사모주식펀드(PEF), 사모신용펀드(PCF), 부동산 분야 등을 통틀어 전 세계적으로 670조원을 운용하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사모펀드 운용사 EMP벨스타와 손잡고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아폴로는 구조조정,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이유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에 다양한 자금 조달 옵션을 제공하는 데 특화한 운용사다. 최근 시중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다수 기업이 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아폴로를 비롯한 사모펀드 운용사의 대출, 자산유동화, 인수금융 등 사모신용(private credit) 솔루션이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국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EMP벨스타와 한국에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이번 JV에 50대50으로 출자하며 대표도 한 명씩 세울 예정이다. 아폴로의 글로벌 사모신용 투자 플랫폼과 EMP벨스타의 한국 시장 투자 역량·네트워크를 결합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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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JV 설립과 동시에 첫 상품으로 10억달러(약 1조312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다. 한국과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펀드를 모아 대형 은행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금리와 담보대출비율(LTV) 조건으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폴로 펀드와 산하 보험사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다. 이번 블라인드펀드는 국내 대기업·중견기업 및 펀드 운용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 솔루션, 담보대출, 인수금융 등 다양한 사모신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된다. 아폴로는 1990년 설립된 미국의 대체투자 기업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PEF, PCF, 부동산 등 전 자산을 합쳐 5130억달러(약 673조원)를 운용하고 있다. 주력 부문인 크레디트 자산은 3730억달러(약 489조원) 이상으로 세계 1위다.

한국에서도 이번 사모신용 부문 진출을 시작으로 PEF, 부동산 등으로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 경영 참여를 주목적으로 하는 PEF 시장은 크지만, 사모신용 시장은 아직 초기 수준이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 전까지 사모펀드 운용사가 대출, 신용 상품 등을 다루는 것이 제한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한국에선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가 다양하다는 점도 사모신용 시장 미발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기업은 제1·2금융권 이외의 창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수요가 커지는 실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 자본시장법이 개정됨에 따라 사모펀드 운용사도 대출 등 크레디트 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1~2년 전만 해도 은행을 통해 한 자릿수 연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기업들이 최근엔 10% 이상의 연 이율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부동산담보부대출, 메자닌, 구조화 금융 등 다양한 자금 조달 옵션을 제공하는 사모신용펀드가 인기를 끌 만한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아폴로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EMP벨스타는 한국과 미국을 잇는 투자에 전문화된 운용사다. 2020년엔 국내 주요 공제회, 손해보험사로부터 5억7000만달러(약 7475억원)를 출자받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탈프(TALF)에 참여했다.

맷 미첼리니 아폴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는 "EMP벨스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크레디트 솔루션을 기업 수요에 맞춰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니얼 윤 벨스타그룹 회장은 "아폴로의 선도적 크레디트 역량을 한국 시장에 접목해 국내 자본 시장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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